[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권덕철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확대와 인공지능(AI) 기반 의료혁신, 그리고 병원과 기업을 연결하는 개방형실험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권 전 장관은 기조 강연에서 정부의 바이오헬스 육성 정책과 산업 발전 방향을 소개하며 "바이오헬스 산업은 이제 국가 경쟁력과 국민 건강을 동시에 책임질 핵심 전략산업"이라며 "병원과 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전 장관은 세계 각국이 바이오헬스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이유를 먼저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은 공학과 제조업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의학과 공학이 융합된 바이오헬스 산업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산업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공급망이 무너지면 국민 건강까지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경험했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바이오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생물보안법 등을 통해 핵심 기술을 보호하고 있고, 중국도 바이오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은 다른 산업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더욱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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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전 장관은 "과거에는 보건의료 분야 국가 R&D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현재는 1조원 수준으로 성장했고, 연평균 증가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는 2030년까지 보건의료 R&D를 2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오헬스 산업은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분야"라며 "연구개발은 실패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실패를 두려워하면 혁신도 나올 수 없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R&D의 중. 투자 분야로 ▲AI 기반 디지털 의료혁신 ▲질환 중심 진단·치료기술 고도화 ▲첨단바이오 ▲세포·유전자 치료 ▲연구중심병원 육성 등을 제시했다.
AI 의료기기 폭발적 성장…의료 패러다임 바뀐다
권 전 장관은 앞으로 의료기기 산업에서는 AI가 가장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루닛처럼 AI 영상분석 기술은 이미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수준까지 발전했고, 앞으로는 AI가 심뇌혈관질환이나 안과질환 등을 사전에 예측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생성형 AI는 단순히 이상 부위를 표시하는 수준을 넘어 진단 소견서까지 작성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반 의료기기는 기존 의료기기와 달리 소프트웨어 중심이기 때문에 인허가와 신의료기술 평가, 건강보험 등재 절차도 보다 신속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혁신의료기기 지정과 평가 절차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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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실험실, 기술 검증과 사업화 핵심 플랫폼
권 전 장관은 이날 행사의 주제인 개방형실험실의 역할도 비중 있게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도 병원의 임상 검증 없이는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다"며 "개방형실험실은 기업이 의료진을 만나 기술을 검증하고, 의료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의료기기 분야는 다양한 질환과 임상 환경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과의 협력이 필수"라며 "기업의 기술과 병원의 아이디어가 만나 산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이전보다 국내 사업화 확대해야
국내 바이오산업의 과제로는 기술이전 중심의 산업 구조를 지적했다. 권 전 장관은 "우리나라 연구진은 우수한 기술을 많이 개발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해외 기업으로 기술이전되는 데 그치고 있다"며 "기술이전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임상을 완료하고 완제품으로 상용화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임상시험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펀드 조성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약 1조원 규모의 바이오 특화펀드를 통해 임상과 사업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기술개발부터 인허가, 건강보험 등재,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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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전 장관은 인천의 바이오산업 경쟁력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인천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세계적인 바이오기업들이 집적돼 있다"며 "특히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까지 경쟁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당시에도 인천의 생산기반이 백신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가 바이오산업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시대, 의료데이터와 융합인재가 경쟁력"
권 전 장관은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데이터와 인재를 꼽았다.
그는 "AI는 결국 의료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이라며 "우리나라는 단일 상급종합병원만으로도 해외 여러 병원의 데이터를 합친 수준의 임상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의 균형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법·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바이오헬스는 의학과 공학이 융합되는 산업인 만큼 의사과학자(MD-PhD)와 공학·의학 융합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연구중심병원과 대학이 함께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 전 장관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바이오헬스는 앞으로 국가의 미래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다"며 "인하대병원 개방형실험실이 작은 숲에서 출발해 인천을 대표하는 바이오헬스 생태계, 나아가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거대한 숲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는 사실을 경험했고